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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사말
본 논문을 완성할 수 있도록 바쁘신 가운데도 격려해 주시고 지도해 주신 Trần
Thị Bích Phượng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 논문을 완성하기 위한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 교수님들과 친구들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본인에게 끝까지 도전할 수 있도록 큰 힘과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수님들께서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2
TÓM TẮT LUẬN VĂN
1. Lí do chọn đề tài nghiên cứu:
Hàn Quốc và Việt Nam có nhiều điểm tương đồng về lịch sửa và văn hóa.
Hai quốc gia cùng tiếp xúc với nền văn hóa Trung Hoa thời kỳ Trung cổ trong thời
gian dài, bước vào thế ký 19 cùng trải qua thời kỳ thuộc địa Nhật Bản và Pháp và bị
chia đôi hai miền nam bắc. Sự tương đồng về lịch sử ấy cũng dẫn đến nhiều sự
tương đồng về văn hóa, văn học, xã hội của hai quốc gia. Bước vào thời kỳ cận đại
hóa, cuộc vận động 3.1 năm 1919 tại Hàn Quốc là sự kiện lịch sử có ảnh hưởng to
lớn đến nền văn học đương đại, khẳng định tự do văn hóa, nâng cao ý thức xã hội
của con người cũng như góp phần hình thành khuynh hướng văn học hiện thực chủ
đạo trong lịch sử văn học cận đại Hàn Quốc.
Hyeon Jin Geon là một trong những tác giả theo chủ nghĩa hiện thực tiêu
biểu của văn học Hàn Quốc. Đối tượng sáng tác của ông ngoài những người nông
dân với cuộc sống nghèo khổ bị áp bức còn có những người trí thức nghèo bất lực
sống trong xã hội thực dân thuộc địa, hình tượng ngừo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đã phản ánh chân thực và sâu sắc bối cảnh xã hội đương thời và là
đối tượng sáng tác làm nên tên tuổi của ông. Cho đến nay, có các nghiên cứu của
các học giả trong và ngoài nước về tác giả và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nhưng
nghiên cứu tập trung về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hiện nay, còn rất ít. Trên cơ sở này, chủ đề “ Nghiên cứu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Liên hệ với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Nam Cao)” được sinh viên chọn làm đề tài luận văn tốt nghiệp
đại học Ngành ngôn ngữ và văn hóa Hàn Quốc.
2. Câu hỏi nghiên cứu chính của luận văn:
Câu hỏi: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hời kỳ những năm 1920 được khắc họa
3
như thế nào qua các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có điểm gì giống và khác với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tac giả Nam Cao ở Việt Nam.
3. Mục đích và đối tượng nghiên cứu:
3.1. Mục đích nghiên cứu
Nghiên cứu phân tích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rút ra những điểm tương đồng về bối cảnh xã hội, văn hóa giữa Việt Nam
và Hàn Quốc những năm 1920 thông qua việc so sánh với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Nam Cao.
3.2. Đối tượng nghiên cứu
Tác phẩm
tác giả Hyeon Jin Geon, tác phẩm < Đời thừa>,
4. Phương pháp nghiên cứu:
Phương pháp phân tích, đánh giá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phương pháp so sánh, đối chiếu với tác phẩm của Nam Cao
5. Kết cấu của luận văn:
Ngoài phần mở đầu và phần kết luận, luận văn gồm 3 chương:
Chương 1: Bối cảnh xã hội Hàn Quốc những năm 1920 và tác giả Hyeon Jin Geon.
Chương 2: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Chương 3: So sánh hình tượng người trí thức trong tác phẩm của Hyeon Jin Geon
và Nam Cao.
4
논문 요약
‘현진건 단편 소설에 나타난 지식인상 연구 (남까오와 지식인상과
비교하여)’의 주제로 연구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I. 서론: 연구 목적, II. 본론:
문제점 분석 및 베트남 작가와의 비교, III. 결론 등의 3 부분으로 나뉜다.
서론은 연구 목적에 대하여 설명하는 부분이다. 현진건은 한국 단편 소설의
선구자라고 하며 현진건의 문학 세계 중에 주요적으로 나타난 창작 대상은 농민들
외에 국가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가난하면서 무력한 지식인들이다. 또는 기존 연구
검토, 연구 범위 및 연구 방법도 서론에 제시된 것이다.
본론은 문제점을 도출하며 비교를 진행하며 3 부분으로 분류된다. 1 장에서
현진건이 지식인에 대한 작품들을 창작한 1920 년대 사회적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장에서 지식인에 대한 현진건의 대표적인 작품 3 편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를 중심으로 하여 지식인의 특징을 3 종료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3 장에서 분석한 현진건의 지식인상과 남까오의 지식인에 대한
대표적인 작품인<여분의 인생>, <밝은 달>에 등장한 지식인상을 비교함으로써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으려고 한다.
5
결론은 연구의 정리, 결과를 제안한다.
목차
제I 부: 서론
………………………………………………………………………………………………………………………….
7
1. 연구 목적
…………………………………………………………………………………………………………………..
7
2. 선행 연구 검토
……………………………………………………………………………………………………….
10
3. 연구 범위 및 방법
………………………………………………………………………………………………….
13
제II 부: 본론
…………………………………………………………………………………………………………………………………..
14
제1 장: 1920 년대 한국 사회 및 현진건 작가
………………………………………………………….
14
1.1.
1920 년대 한국 사회
………………………………………………………………………………………….
14
1.1.1. 시대 배경
………………………………………………………………………………………………….
14
6
1.1.2.
당시 지식인 및 문학 작품에 등장한 지식인
………………………………………
17
1.2.
현진건 작가
……………………………………………………………………………………………………..
21
1.2.1.
현진건의 인생
………………………………………………………………………………………….
21
1.2.2.
현진건의 문학 세계
………………………………………………………………………………..
21
제2 장: 현진건의 작품에 등장한 지식인
………………………………………………………………….
22
2.1.
무기력한 지식인
……………………………………………………………………………………………..
22
2.1.1.
생활인의 갈등
………………………………………………………………………………………….
22
2.1.2.
작가지망생의 갈등
………………………………………………………………………………….
28
2.2.
좌절한 지식인
…………………………………………………………………………………………………
30
2.2.1.
아내와의 불화로 인하여 심화되는 지식인의 좌절
……………………………
30
2.2.2.
사회개혁의지의 좌절
……………………………………………………………………………..
35
2.3.
타락한 지식인
…………………………………………………………………………………………………
39
2.3.1.
꿈이 깨짐으로 인한 정신적인 고뇌
……………………………………………………..
39
2.3.2.
타락에 깊이 빠진 지식인과 인생의 비극
……………………………………………
42
제3 장: 현진건의 지식인과 남까오의 지식인 비교
…………………………………………………
49
3.1.
남까오 작품에 등장한 지식인
………………………………………………………………………
49
3.1.1.
문필가의 비극
………………………………………………………………………………………….
49
3.1.2.
애정의 비극
……………………………………………………………………………………………..
53
7
3.2.
현진건의 지식인과 남까오의 지식인의 비교
…………………………………………….
55
3.2.1.
공통점
……………………………………………………………………………………………………….
55
3.2.2.
차이점
……………………………………………………………………………………………………….
58
제III 부: 결론
………………………………………………………………………………………………………………………………….
60
* 참고 문헌……………………………………………………………………………………………………………………………………..
63
<부록>
…………………………………………………………………………………………………………………………………………….
65
제I 부: 서론
1. 연구 목적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적인 문화적인 면에서 많은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세시대에 중국 문화와 접하여 장기간 직접적인 영향을 깊이 받았고
19 세기에 들어서 한국과 베트남은 각각 일본과 프랑스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아
식민지 시기를 겪었고 남북 분단 경험도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유사점을
8
바탕으로 양국의 문화에 대한 동질성이 많이 나타나 왔다. 중국의 영향 아래 공자
유교사상과 한자를 받아 들여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 왔고 그 외에는 조상숭배,
윗사람에 대한 예절, 젓가락 문화, 결혼식, 장례식 등에도 양국 간의 공통점을
찾아 볼 수도 있다.
19 세기 말부터 20 세기초까지는 양국에서 많은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이
터지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1910
년에 들어서 봉건제도가 쇠망하였고
일본제국주의가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식민지 수탈 정책을 시행하였다.
1873 년부터 프랑스는 베트남을 침략하였고 식민지 정책으로 베트남의 정치적
경제적 또 문화적인 면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주려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곳곳에서 자국의 독립과 주권을 주장하고 되찾기 위한 제국주의 항전과 운동이
치열하게 일어났다. 또는 한국은 일본을 통하여 베트남은 프랑스를 통하여 서양의
근대적인 사상과 문명과 접하였으며 근대화 과정은 구시대의 봉건적인 사상과
생활방식과 맞부딪치더라도 경제, 정치, 문화, 사회 등과 같은 모든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하여 양국의 근대화 과정은 조국주의 침략으로
수탈을 당하는 배경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문학 근대화 과정에서 당대의 문학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친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일본제국의 점령에 저항하고자 하는
비폭력적인 1919 년 삼일운동이다. 삼일운동은 실패하였지만 일본제국이 식민지
수탈 정책에 대하여 무단통치를 문화 통치로 바꾸게 하였으며 문화정책을 펴게
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문학의 창작이 활발해지고 문예 동인지들이 생겨 나면서
한국 문학사는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또는 민족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자아에 대한 의식이 일깨워진 당대 작가들은 이런 정신적인 변화에 대한
9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하였고 시대의 암울한 현실을 포착하여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사실주의 경향의 소설이 주로 내놓았다. 1 삼일운동은 향후 한국
현대문학의 역사상 주도적인 경향이 된 사실주의 경향을 형성하는 데 거대한
기여를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 장편소설, 단편소설, 수필 등 여러 종류에
창작하는 훌륭한 사실주의 작가들이 많이 생겼으며 그 중에 대표적인 작가들로
염상섭, 이광수, 김동인, 채만식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한국 근대 단편 소설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작가는 빙허 현진건을
꼽아야 할 것이다. 현진건은 한국 근대 문학에 있어서 단편 소설을 확립시키고,
사실주의를 도입하며 사실주의를 발전시킨 대표적인 작가라고 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근대문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1920
년대부터 1945
년 해방까지
창작활동을 하는 현진건의 작품들은 일제 지배하의 민족에 수난적 운명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 묘사를 지향하는 리얼리즘의 경향이 두드러지게 보일 수 있다.
그리고 현진건의 문학 세계 중에 주요적으로 나타난 창작 대상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정책의 직접적인 수탈대상인 농민들과 국가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가난하면서 무력한 지식인들이다. 그 중에 중요한 사회 구성원인 지식인들은
국가의 근대화 과정에 지대한 기여와 공헌을 하면서 시대 배경의 많은 영향을
받고 반영하는 인물로 현진건뿐만 아니라 여러 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나 연구하고
평가할 만한 문학 대상이 되었다.
본 논문은 현진건의 지식인상에 중점으로 두고 연구하고자 한다.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등 지식인에 대한 현진건의 대표적인 작품 3 편을
집중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식민지하 지식인 이미지 또는 당시 한국사회의 모습에
1 김동인, 황순원, ˹한국 단편 소설 1920-1960˼, 도서 출판 혜문서관, 2006.
10
대한 이해를 제공하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인
남 까오 Nam Cao 와 비교함으로써 두 작가의 작품들에 나타난 식민지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2. 선행 연구 검토
현진건은 한국 문학상 1920-1940 년 기간 대표적인 사실주의작가 중
하나로 유명한 작가이고 그의 작품들은 식민지 시대에 살고 있던 사람의 생활을
주제로 다루어서 시대적인 의미와 역사적인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현진건과 그의 작품들에 대한 연구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으며 그 연구 실적도 비교적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진건
작품들에 나타난 지식인은 기존의 연구에서 언급된 적이 있는데 아직 미흡한 상태로
보인다. 학위 논문을 보면 현진건 작품의 지식인에 대한 연구는 두 편 밖에 없는
것이다.2
첫번째 논문은 현진건과 루쉰의 소설에 나타난 지식인상의 비교연구를
주제로 한 논문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중 단편 소설 비교 연구- 현진건과 로쉰
소설의 지식인상을 중심으로”이다. 이 논문에서 현진건과 로쉰의 작품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작품 속에 나타난 지식인을 유형별로 분석하고 한국어 교육
측면에서 현진건과 루쉰의 단편소설에 나타난 ‘지식인’ 인물의 의의를 찾아냈다.
두번째 논문은 응웬 티 투이 짱(Nguyễn Thị Thùy Trang)의 “현진건 단편 소설의
지식인상 연구- 남까오 지식인상과 비교하여”이다. 이 논문에서 무력한 인간상,
2 현재까지(2017) 현진건 작품의 지식인에 대한 논문은 아래 두 편 뿐이다
포문전첨,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중 단편소설 비교연구- 현진건과 루쉰 소설의 지식인상을
중심으로˼ , 한양대학교 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 석사학위논문, 2016
응웬티튀짱 Nguyễn Thị Thùy Trang, ˹현진건 단편 소설의 지식인상 연구- 남까오Nam Cao 작품의
지식인상과 비교하여˼ 하노이국립대학교 외국어 대학교, 졸업논문, 2015
11
우울과 좌절 인간상, 타락한 인간상 등 세 가지 항목을 통하여 지식인 인상을 분석해
보았다.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 문화 측면에서 유사한 점을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문학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이 발견되었다. 베트남에서 현진건과 현진건의 작품에
관련한 연구가 많지만 단지 한국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인 현진건과 베트남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들과 비교함으로써 연구되었다. 기존 학술 논문이나
학위 논문을 보면 현진건과 남까오 또는 다른 베트남 사실주의 작가들에 관한
비교연구가 아직 미흡한 상태이다.
당람장의 ‘베트남과 한국의 사실주의 문학 비교 연구- 응웬꽁호안과
현진건의 단편 소설을 중심으로’3 에서 베트남과 한국의 근대문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1920 년대부터 1945 년 해방까지 근대문학의 특징 중의 하나인 사실주의
문학을 소재로 하여 양국에서의 성립과 발전을 비교 연구하였다. 양국의 사실주의
문학을 비교하기 위하여 베트남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 응웬꽁호안 (Nguyễn
Công Hoan)과 한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 현진건의 작품을 비교해 보았다.
베트남의 르엉응타인짱 (Lương Nguyễn Thanh Trang)는 “Nam Cao(남까오)와
현진건 사실주의 단편소설 비교연구” 4 라는 논문이 있다. 이 논문에서 베트남
근대작가이며, 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진 남까오를 소개하고, 한국 근대작가인
현진건과 비교하여 두 작가의 작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함으로써 양국
근대문학, 근대소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볼 수 있었다.
3 당람장, ˹베트남과 한국의 사실주의 문학 비교 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국문학
전공, 2009
4 르엉 응웬 타잉 짱 (Luong Nguyen Thanh Trang), ˹남까오(Nam Cao)와 현진건 사실주의
단편소설 비교연구˼ ,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문학석사 학위논문, 2007
12
또한 한국에서 온 강하나는 “Những điểm gặp gỡ giữa nhà truyện ngắn hiện thực
Hàn Quốc Huyn Jin Geon và ba nhà truyện ngắn hiện thực Việt Nam: Nguyễn Công Hoan,
Nguyên Hồng, Nam Cao” 5 (한국 사실주의 작가 현진건과 베트남 사실주의 작가 3 명:
응웬꽁호안 (Nguyễn Công Hoan), 남까오 (Nam Cao), 응웬홍(Nguyên Hồng)의
만남)이라는 논문이 있다. 한국과 베트남의 사실주의 작가에 관심을 가져 20 세기 초
한국의 현진건과 베트남의 사실주의 작가 3 인을 비교 고찰하였다. 이 논문에서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통하여 작가의 사상과 작품의 주제, 인물, 예술 등의 다양한
면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보고 분석하는 과정에 거쳤으며 더 나아가서는
20 세기 초에 한국과 베트남의 사실문학 경향의 유사한 점을 개략적으로 보여
주었다. 그리고 현진건의 단편소설 몇 가지를 베트남어로 번역하여 베트남독자들이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들 중 한 명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논문의 성과이자
기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60 페이지의 분량 내에 한국 작가 한 명을 베트남 작가
3 명과 비교하기 때문에 각 베트남 작가와 그의 작품의 특징을 잘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미진하고 아까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주요적으로 현진건의 문학관념, 현진건의 문학작품에
나타난 사실성 등 표괄적인 주제로 삼는 작품이며 현진건 문학작품에서 묘사되었던
농민과 지식인 등 현진건의 구체적인 인물을 많이 연구하지 않았다. 본 논문은
식민시대에 살고 있었던 현진건의 지식인물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면서 베트남
사실주의 작가인 남까오와 비교함으로써 일본과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한국과
베트남은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측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을 보여 주겠다는
5 강하나, ˹Những điểm gặp gỡ giữa nhà truyện ngắn hiện thực Hàn Quốc Huyn Jin Geon và ba nhà truyện
ngắn hiện thực Việt Nam: Nguyễn Công Hoan, Nguyên Hồng, Nam Cao˼ , 베트남 사범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0
13
점에서 기존의 연구들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연구 범위 및 방법
현진건은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많이 창작하였다. 현진건의
단편소설 중에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총 8 편인데 본고는 지식인을
묘사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3 편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현진건의 작품들에 나타난 지식인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사실주의 작가인 남까오의 작품들에 나타난
지식인과 비교하도록 하겠다. 지식인에 대한 남까오의 많은 작품 중에서
지식인을 주제로 삼는 가장 유명한 작품인 <여분의 인생 Đời thừa>, <밝은 달 Trăng
sáng > 2 편을 비교대상으로 선택하기로 하였다. 현진건과 남까오는 약간 서로 다른
시대에 살았고 다른 식민지 사회에 살았던 작가였지만 당시 지식인에 관심을 가져
자기의 문학 작품 속에 반영한 바에 있어 두 작가가 묘사한 지식인상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지 비교를 통해서 찾아내고자 한다.
이 논문의 구성은 1 장에서 현진건이 지식인에 대한 작품들을 창작한
1920 년대 사회적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당시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지식인이 어떻게 묘사되었고 제시되었는지 알아 보기도 한다. 그 다음 현진건
작가의 생애 및 문학 세계에 대해 개괄적으로 언급하여 이를 통해 현진건의 생애
및 문학의식이 문학작품 속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도록 한다.
2 장에서는 현진건의 지식인 소설 3 편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를 중심으로 하여 지식인의 특징에 따라 3
가지 분류로 나눠서
살펴보고자 한다. 무기력한 지식인, 좌절한 지식인은 <빈처>, <술 권하는
사회>에서 다루어졌으며 타락한 성격을 지닌 지식인은 <타락자>에서
14
두드러지게 되었다.
3 장에서 위에 분석한 현진건의 지식인상과 남까오의 지식인에 대한
대표적인 작품인<여분의 인생>, <밝은 달>에 등장한 지식인상을 비교함으로써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내고자 한다.
제II 부: 본론
제1 장: 1920 년대 한국 사회 및 현진건 작가
1.1.
1920 년대 한국 사회
1.1.1. 시대 배경
현진건은 살면서 문학 활동을 활발하게 했던 1920 년대는 식민지 시대였다.
한일합방6으로부터 그 이후의15 년은 한국의 독립쟁취기간이었으며 민족의 독립
의욕이 구체화되어 나타난 것은 3.1 운동이었다. 1919 년3 월에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의 농촌과 도시에서 만세를 부르는 대중적 시위 운동이 폭발했다.7 일본은
무단통치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여 조선식민지통치의 기조를 무단통치에서
문화통치로 전환하게 되었다. 결국 기대했던3.1 운동은 실패하였지만 다른 한편
문화자유, 인간자유, 자조정신을 강하게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1920 년대는 일본 식민지 치하 아래 근대화를 맞으면서 한국민족의 정치,
6 한일합방: 한일 병합 조약이라고도 불린다. 1920 년8 월22 일에 조인되어 8 월29 일 발효된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사이에 일방적인 위력에 의해 이루어진 합병조약이다.
7 김석규, ˹3.1 운동에 대한 평가˼ , 한국근대사회와 사상, 중원문화, 1984, 145 쪽
15
사회, 경제, 문화, 가치관 등 모든 분야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보여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제국 주의3.1 운동 이후 조선의 민족운동은 문화, 사회 운동으로
들어가게 되어 언론, 문화, 체육, 교육, 종교 진흥과 여성, 청년의 사회인권운동,
산업개발과 자립경제운동 등의 지표를 보였다.8 그리고 1917 년 러시아 혁명 후
전세계 퍼지기 시작한 계급주의 사상이 등장했음에 따라 청년 단체, 정치 단체,
노동 단체 등이 대거 결성되었다.
그러나 근대화 시기에 들어가면서 사상적, 사회적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반면 경제적으로는 나날이 암울해진 상황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침식은
토지, 광산, 철도, 금융 등 모든 분야에 이루어졌고 조선의 자생적 발전을 철저하게
차단하면서 착취 정책을 행하였다. 결과 대부분의 민중들은 일제 식민 치하의
착취와 수탈대상으로 가난해지고 절대적 빈궁상태에서 밧어날 수 없게 되었다.
한국의 1920 년대는 ‘빈곤화 시대’라고 할 정도였다.
3.1 운동의 실패로 인하여 한민족은 좌절을 느꼈으나 일제가 ‘문화 정치’로
전환함으로써 1920 <조선 일보>와 <동아 일보>가 창간되었고, <창조>, <백조>,
<개벽> 등 동인지와 종합지가 간행되었다. 개벽사와 한성도서 등의 출판사가
등장해 근대적 유통구조의 기반으로 역할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학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었고 전문 문학인의 등장으로 문학적 기반이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20 년대 전반기에는 인간의 생태를 자연 현상으로 파악하는 자연주의와,
시대의 암울한 현실을 표착하여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사실주의 경향의 소설이
주로 창작되었다. 1920 후반기에는 러시아 혁명의 영향으로 카프가 결상되어
8 포문전첨,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중 단편 소설 비교 연구- 현진건과 루쉰 소설의 지식인상을
중심으로˼ ,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6, 11 쪽
16
계급주의 문학이 주류를 이루었다. 계급주의 소설은 궁핍한 농민과 도시
노동자들의 이야기로 결말에는 궁핍한 현실을 부정하여 살인, 방화 등으로
귀결되는 식이었다. 9 ‘빈곤화 시대’의 상황에서 당대 작가들은 시대에 대한
의식으로 민족과 민중의 고통과 암울한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필연적으로 시민지 치하 민중의 궁핍함과 정치적인 압박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리얼리즘 시각으로 창작하였다. 이에 따라 1920 년대는 한국 현대소설의 진정한
출발이고 현대소설의 특징의 하나는 리얼리즘이다. 한국 소설에서 바로
이1920 년대는 리얼리즘의 태도와 기법을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10
한국에서 사실주의 문학이 처음으로 일본을 통하여 도입하였다.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정치적, 경제적 식민지 수탈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극도의 궁핍상황을 일으켰다. 이런 사회적 배경에 대하여 당대
작가들은 고민하였고 고통을 겼었으며 자기의 문학작품에서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싶은 소원을 이루었다. 이 것은 한국 사실주의 문학을 성립시키는
주요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1920 년대 서구 사실주의 문학이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소개되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소설 경향에서 벗어나
서구의 근대적 소설 경향을 받아들이고 사회 현실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
이처럼 1920 년대 사실주의 문학은 당대 여러 내외 사회적 배경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1920 년대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는 김동인, 현진건, 염상섭, 전영택 등을
들 수 있다. 그들은 한국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일 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
9 김동인, 황순원, ˹한국 단편 소설 1920-1960˼ 도서출판 혜문서관, 2006.
10 조동일, ˹한국문학강의˼ 도서출판 길벗, 1994, 359 쪽
17
단편소설을 본격적으로 발전시켰던 작가들이다. 그들의 문학 작품 속에 1920 년대
일제의 침략으로 궁극적인 궁핍상에 빠진 농민들의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지식인들의 물질적 정신적 고뇌와 고통, 갈등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이 처럼 당대
작가들은 사회 속에서 자아의 신분을 인식할 수도 있었고 암울한 사회적
현실까지도 인식할 수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1920 년대의 한국 작가들은
리얼리즘의 정신과 방법을 정립함으로써 한국소설을 현대화할 수 있었다.
1.1.2.
당시 지식인 및 문학 작품에 등장한 지식인
1910 년에 한일 합병이 되었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일제는 사립학교령을
통하여 조선의 교육을 통제해 왔다. 자료를 보면 인구대비 일본인 학교가 조선인
학교보다 더 많으며 더욱이 중등학교로 가면 아예 한국 학생수는 거의 없고
일본학생은 대부분 차지하였다. 게다가 일제는 중고교육도 그랬지만 고등교육은
기회 자체를 조선인들에게 주지 않았다. 한마디로 조선인과 일본인에 대한
교육기회와 교육시설에 대한 차이가 대단히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1920 년대
3.1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자 일제는 원래의 강압정책에서 유화정책으로
전환시켰는데 이때 발표된 것이 1922 년 개정조선교육령이다. 이를 통하여
보통학교의 수업연한을 소학교와 같이 6 년으로 할 수 있게 하였으며 이와 함께
고등보통학교와 고등보통여자학교의 수업연한도 각각 5
년과 4
년으로
연장하였다. 그리고 이때부터 대학교육을 인정하여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근대식
대학교육이
시작되게
되는데
이때
설립된
대학이
서울대학교
전신인
18
경성제국대학이다.11
그런데 사실 경성제국대학이 조선인들의 조선민립대학 설립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일제의 잔머리였다. 다른 말로 조선인들을 식민지 지배 체제
속으로 포섭하기 위한 문화정치의 일환있다. 경성제국대학이 세워졌다고 하나
조선인은 극소수만 다닐 수 있었을 뿐이다. 1919 년대부터 1937 년까지인
문화통치의 시기를 보는데 일제는 이 시기에 겉으로 유화정책을 펴는 것 같았지만
본질적으로 친일파를 양성하면서 문화에 동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문화통치정책으로 확대된 교육기회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은 고등교육을
받았으나 고등 실업문제도 뚜렷하였다. 실업문제는 1920 년대 중반부터 등장하여
1929
년 경제위기로 인하여 심하게 지속되었다. 기본적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한데다가 식민지적 조건에 따라 고등 인력수용기관이 부족하고 관청, 은행 및
회사에서 일본인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등은 당시 실업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1920 년대 일제는 탄압정책으로 조선인에게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관심을
배제하는 것을 강요시켰다. 사실에 따른 역사 기록이 힘들게 되어 역사가
왜곡되고 문화적 가치도 제대로 나타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지식인들은 물질적
정신적 교통을 심하게 겪고 있었다.
일제는 간독한 정책으로 직업을 줄이고 실업문제를 일으켜 지식인을
무력화시켰다. 지식인들은 직업을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였지만 취업의
기회를 못 찾고 실업자가 되어 버렸다. 지식인들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11 ˹일제 강점기의 교육˼
https://ko.wikipedia.org/wiki/%EC%9D%BC%EC%A0%9C_%EA%B0%95%EC%A0%90%EA%B8%B0
%EC%9D%98_%EA%B5%90%EC%9C%A1, 2017 년10 월10 일에 편집되었다
19
살아 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지식과 능력을 사용할 곳이 없는 현실 앞에서 절망에
빠지게 되었다. 일자리를 찾기 힘든 식민지는 가족을 돌보기는 커녕 호구지책을
마련하지 못하여 거리를 헤매는 처지가 이들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또는 지식인
계층은 대학교육을 받은 계층으로 사회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을 얻으려고
노력하였는데 결국 실패하고 무의미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을 자책하였다. 잔인한
현실과 막막한 앞날을 잘 인식하는데 아무도 하지 못하는 무력한 지식인들은 절망에
더 깊게 빠지게 되었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빈궁을 겪었으나 정신적으로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상실하지 않았다. 12 현실과 이상의 모순과 대립으로 인하여
정신적인 큰 고통을 당하는 수밖에 없었고 결국 가혹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술과
기생으로 타락한 샐활을 하게 되었다.
1920 년대 서구 문학이 한국에서 소개되면서 한국 문학이 전통적 문학에서
근대적 문학으로 전환하였다. 작가들은 이상적 문학을 추구하기보다 당대 현실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어 사실주의 경향으로 된 사실주의 문학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대부분 문학작품에서 이루어지는 소재는 주요적으로 가난한
민족의 삶과 일제 치하의 현실의 어둠과 고통, 식민 정책의 모순 등이다. 그리고
대부분 단편에서 하층민과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문학
작가들은 지식인 계층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아 여러 문학 작품에 당시 사회의
지식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작가들은 자신이 지식인으로 누구보다
지식인이 처한 처지를 잘 인식하여 보다 정확하게 그려낼 수도 있으며 사회의
변화에 예민하는 지식인을 통하여 사실주의 작가들은 식민지 사회의 현실을
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다.
12 정승미, ˹1930 년대 지식인 소설 연구˼, 대구가톨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2, 17 쪽
20
1920 년대 한국문학에 당대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삼는 작품들은 식민 치하의
혼란스러운 경제적 . 정치적인 현실을 살고 있는 지식인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 현진건의 소설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최서해의 <전아사>,
조명희의 <땅속으로> 등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삼는 작품은 많지만 개괄적으로
보면그 작품들에 등장한 지식인은 다음과 같은 특징 몇 가지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극한상황에 처해 생존책을 모색하는 가난한 지식인이다. 동경 유학을
마친 지식인이 가족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가난과 번민에 시달리는 모습,
생활의 위협과 작가적 양심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모습은 당대 작품들에서 여실하게
그려낸 것이다. 1920 년대 한국 사회를 ‘거대한 걸식단’, ‘아사자와 걸식자가 길에
널린 사회’ 등으로 농축해서 표현한 것들이 눈에 띈다.13
다음으로 근대적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의 힘으로 문인으로서 명작을
창작하고 싶었던 지식인 또는 일제에 빼앗긴 조국을 다시 되찾으려고 사회 개혁을
시도하였던 지식인은 결국 현실 앞에서 무너지고 뜻을 펼치지 못했고 술로 현실을
도피하려는 무기력한 지식인이다.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지식인이지만 오직 문학
창작에 집중하고 가정의 경제 부담을 하지 못하는 무능한 지식인에 불과하였다.
마지막으로 위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지식인이었지만 현실의 압박 아래
체념하여 되는 대로 살아간다. 술과 기생으로 현실을 도피하려는 타락한 지식인이다.
술과 기생에 빠지면 빠질수록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아프고 비참한 처지에 시달려야
하였다.
13조동일, ˹한국문학강의˼ 도서출판 길벗, 1994, 370 쪽
21
1.2. 현진건 작가
1.2.1.
현진건의 인생
현진건은 호가 빙허, 1900 년에 경북 대구에서 출생하였다. 1912 년 일본 동경
성성중학교 입학하러 일본으로 건어갔다. 1918 년 중국 상해 호강대학 독일어
전문부에 입학했으나, 도중에 학업을 중단하고 1919 년에 서울로 이사하였다.
1920 년 <개벽>에 단편 <희생화>를 발표하고 조선일보에 입사하면서
문학활동을 시작하였다. 1921 년에는 그의 자전적 작품인 <빈처>에 이어 단편 <술
권하는 사회>를 발표하면서 문단에서 각광받는 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1922 년에
‘백조’ 동인으로 활동하게 되며 이후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동아일보에 입사한 후 기자생활에만 전념하다가 1936
년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시 손기정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구속되어 1 년간 복역하였다. 그
후 몇 편의 장편을 발표하고 1943 년에 신병으로 서울에서 사망하였다.14
1.2.2.
현진건의 문학 세계
형과 형수 내외가 일제에 의해 죽거나 죽은 것과 다름없데다가 일장기 말소
사건 등을 통하여 일제에 대한 저항 의식이 형성되었다. 그래서 현진건의 소설들은
일제의 지배 하에 놓인 식민지 조선에서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이 많다.
대표적인 착품으로 단편 <빈처> (1921), <술 권하는 사회> (1921), <운수 좋은 날>
(1924), (1925) 등과 장편 <적도> (1939), <무영탑> (1939) 등이
있다. 이런 작품들을 통하여 당시 조선인의 수난상과 하층민의 빈곤 상태를
폭로하고 고발하였으며 일제에 대한 저항의 태도와 민족의식을 표현하였다.
<운수 좋은 날> 등은 하층민들의 삶을 사실대로 묘사했다는 평을 받으며
14김동인, 황순원, ˹한국 단편 소설 1920-1960˼ , 도서 출판 혜문서관, 2006, 109 쪽
22
는 기숙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이중적 심리 상태를 사실감있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등은 식민지 시대를 사는 지식인의 자화상을 묘사한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현진건의 작품에 나타난 지식인은 무기력하고 좌절하고 심지어 타락한 길에
빠지게 되었던 특징을 갖고 있다. 다음 장에서 무기력한 지식인, 좌절한 지식인,
타락한 지식인 등의 면에서 현진건 문학 작품에 등장한 지식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진건 문학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소설 구조적인 면에서 두드러지는
반어성이다. 그의 반어성은 비극적 풍자와 의극적 풍자로 드러나고 있는데 그것은
사회나 인간성의 모순점들을 소설로 형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 평가된다.15
현진건은 사실주의 작가로서 장확하고 풍부한 언어와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와
더불어 긴밀한 줄거리를 소설에 보여 주었다.
다른 자연주의 작가들이 현실적인 시대상의 어둠을 폭로하기 위하여 분석적인
태도를 취한 데 반하여 현진건은 그런 시대상에 대한 냉정한 관조의 관점을
취하였다. 16
제2 장: 현진건의 작품에 등장한 지식인
2.1. 무기력한 지식인
2.1.1.
생활인의 갈등
“빈처”에서 지식인 주인공 K 는 일본과 중국 각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지식을
섭렵했고 유학갔다가 집안의 몰락으로 그만두어 귀국한 지식인이다. 문인으로서의
완강한 자부심과 근대적 자아성을 지니고 있으며 개인적 출세와 물질적 부를
15김동인, 황순원, ˹한국 단편 소설 1920-1960˼ ,도서 출판 혜문서관, 2006.
16 계용묵, ˹한국 대표 단편문 학선˼ 번양사, 1997, 657 쪽.
23
거부하는 인물이다. 한편으로 구식여자와 가정을 꾸려 가장으로서의 구실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경제적인 책임을 지는 의무를 불구하고 맨날 ‘보수없는 독서와 가치가
없는 창작’에 힘을 쏟고 집안의 살림을 모두 아내에게 맡겼다. 아내가 가구나
옷가지를 전당포에 맡겨 얻는 돈으로 살림을 꾸려야 한다. 남편은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정경제를 유지하는 데 애를 쓰고 남편은 힘들 때마다 위로해 주는 든든한
아내가 된다.
“급작스럽게 살 도리를 하라면 어찌할 수가 있소. 차차 될 때가 있겠지!”
“아이구, 차차란 말씀 그만두구려, 어느 천년에…….”
아내의 얼굴에 붉은빛이 짙어지며 전에 없던 흥분한 어조로 이런 말까지
하였다. 자세히 보니 두 눈에 은은히 눈물이 괴었더라.
나는 잠시 멍멍하게 있었다. 성낸 불길이 치받쳐 올라온다. 나는 참을 수
없다.
“막벌이꾼한테 시집을 갈 것이지 누가 내게 시집을 오랬어! 저 따위가
예술가의 처가 다 뭐야!”
사나운 어조로 몰풍스럽게 소리를 꽥 질렀다.
“에그……!”
살짝 얼굴빛이 변해지며 어이없이 나를 보더니 고개가 점점 수그러지며 한
방울 두 방울 방울방울 눈물이 장판 위에 떨어진다.17
어느 날 한성 은행에 다니는 T 가 찾아와 자기 처를 위해 샀노라고 양산을
꺼내 보인다. T 는 K 부부에게 반가운 손님인데 다른 한편으로 그의 가난을 드러내고
그와 그의 가정을 비참하게 만든다. T 는 한성 은행에서 착실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월급이 올라가고 주식으로 부를 획득해 가고 있다. 양산을 보면서 아내는 몹시
17 <빈처> – 계용묵, ˹한국대표 단편문학선˼ , 번양사, 1992, 609-610 쪽
24
부러워했고 우리도 좀 살 도리를 하자고 말한다. 남처럼 살고 싶은 희망과 스스로
불쌍히 여김에 남편에게 원망하였다. 맨날 가정을 집안의 살림을 유지하는 데
고생하고 스트레스가 점점 커진데다가 남편은 출세할 기세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마음이 복잡해진다. 궁핍한 생활을 시달리는 아내는 남편의 예술과
미래에 대한 믿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물질적인 욕구에 흔들린다. 아내는 그동안
물질적인 욕망을 애써 억누르며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
여성에 가깝다. 남편이 집안의 살림에 대한 걱정 없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동안 숨겨 왔던 아내의 꿈과 소원은 시각적으로 폭발한다. 그런데 남편은 아내가
쓸쓸하고 불쌍한 것을 불구하고 오히려 왜 막벌이꾼한테 시집 안 갔나고 야단을
치고 말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군림하려고 드는 그런 남성중심사회의 사상을 지닌
남자로서 아내를 마음대로 대하고 신경질적으로 대화하고 자신을 집안의 권력자로
여긴다.
그러나 아내는 아무도 하지 않더라도 남편과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남편의
노여움을 진정할 수 있었다. 아내는 현모양처인 구여성의 긍정적인 모습과
어느것보다 가장 큰 경제적인 정신적인 원조 때문이다. 남편은 소리를 지른 다음
날에도 아침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팔 옷을 찾고 있는 안내의 모습을 보면서 남편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헌신적인 태도를 표하는 아내의 이런 말이 떠올라 남편의
마음이 어느정도 진정된 것 같다.
“왜 마음을 조급하게 잡수셔요! 저는 꼭 당신의 이름이 세상에 빛날 날이
있을 줄 믿어요.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이 장래에 잘 될
근본이야요.”18
18 <빈처> – 계용묵, ˹한국대표 단편문학선˼ , 번양사, 1992, 613 쪽